마음길 따라
다시 만나려면
돌담1
2020. 11. 25. 18:09
[다시 만나려면]
수천 년 잠들다 생명으로 태어나
고작 백년의 시간을 보내야 하나
하루해가 지듯 또 한 계절이 지나가고.
하루해가 지듯 또 한 생애가 지나가야 하나
수많은 낙엽을 보며 가을이 지나 가도
그 낙엽 어디로 가는지 눈여겨보지 못하고
이 가을은 또 잊어야 하나
이제는 남은 가을의 숫자를 가늠해야 하나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그대 엇갈린 생명의 물줄기,
가을강물처럼 슬프게 흘러야 하나
한 계절이 길을 열고 그 길 따라 길을 걸어도
끝내는 뒷모습 보이며 멀어져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세월
쉼 없는 시간에 외로운 발길을 내 주어야만 하나
온 길 없어지고, 가는 길만 조금 남아서
그대 이름 부르면 가슴이 저며 와
걷고 또 걷다가 지쳐 스러져서 이 세상 끝나면
다시 윤회를 꿈꾸어야 하나.
죽을 수 없는 불멸의 영혼
질기고 유장한 시간의 틈새에 한 목숨 씨눈을 열어
멀어진 그대 다시 만나려고
몇 겁의 윤회를 거처야 하나.
우주의 씨앗으로 바람처럼 떠돌아야만 하나.
못다 한 사랑의 물길 따라 방황하며.
끝없는 환생의 길을 밟아야 하나,
누군들 한번은 꽃으로 핀 적 없었겠느냐.
꽃으로 피어 다시 마주서 본적 없었겠느냐.
얼마나 멀리가야 우리 또 만날 수 있을까.
어느 별에서 우리다시 손잡을 수 있을까.
이제 어디로 흘러가야 하나
다시 백년의 사랑을 꿈꾸며 수 천 년 잠들어야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