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길 따라

연못가 풍경

돌담1 2025. 5. 18. 15:47

[연못가 풍경]

 

고요를 깊숙이 받아먹은 연못.

 

갈대가 진펄에 발을 담그고,

꼿꼿이 창을 세우고 있다.

흔들리지 않게 깊이 뿌리를 내리고,

창공을 우러러 발 돋음을 하고 있다,

가을 새처럼 하늘높이 날아오를 비상을 꿈꾸며,

 

연못은 얼마나 깊을까.

하늘은 또 얼마나 높을까.

점점 깊어지는 마음.

점점 높아가는 희망.

갈대가 허공을 잡고 우쭐우쭐 춤을 춘다.

 

한 생각,

가만히 떠오르면,

스쳐가는 여린 슬픔.

순간,

연못에 비친 얼굴이 일그러졌다.

흔들리는 갈대의 마음.

갈대의 푸른 생애가 뿌리 채 흔들렸다.

 

못 잠자리가 수타산란으로 수면을 스쳐지나가고,

오후의 햇살이 출렁출렁 황금빛 파문을 안고,

연못 끝까지 번져나간다.

 

자전거 탄 소녀가 하늘을 내려다보고 뚝 길을 내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