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길 따라

입동

돌담1 2021. 12. 2. 16:12

        입동

낙엽은 어디론가 길 떠났다.

이제 울음을 그쳐야할 시간이다.

멀리서 가까이서 거리를 가늠하며

긴 그림자로 닥아와서

떠나 갈것은 모두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묻어야 할 시간이다.

 

숨어울던 풀벌레 소리도

적막의 시간을 수확하고 입 다물었다.

바람도 숲으로 내려와 텅 빈 하늘

나뭇가지에 매달린 눈썹 달

별빛에도 가만히 눈 맞추는 시간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가슴 가득 안겨오는 슬픔도

모두 비워야 할 

가만가만 내려 앉는 조락의 시간이다.

 

미쳐 물들지 못해 푸른마음으로 시들어 간다해도

아등바등 매달리던 손길도 놓아버리고

상실의 아픔도 가만히 내려놓고

스스로 익어 저절로 떨어질 시간이다.

 

사라져가는 뒤끝의 허허로움,

더 이상 무상함에 흔들리지 말고

이별의 시름을 꼭꼭 땅속에 묻고

고요히 침잠할 시간이다.

 

청명한 바람

물색이 고운 시절,

하늘도 변곡점에서 가만가만 숨죽이는 시간.

뜨거운 불씨 가슴에 품고 이제는

언 땅에 묻혀 고요히 새로운 세상 꿈꾸어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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