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떨어 질 듯 말 듯 쳐다보기만 하던 가지 끝에 매달린 홍시 한 개, 겨울 햇빛에 반짝반짝. 새하얀 눈 속에 홀로 외롭다. 몰래 쳐다보던 은밀한 눈길, 파란하늘 가득 볼 빨갛게 기다리던, 오래 품고 살아온 다섯 살의 그 시간. 끝내 떨어질 줄 모르고, 안부를 물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았다. 그렁그렁 눈물방울처럼 매달린 세월. 까치밥이 되지 못한 홍시 한 개, 누군가를 기다리며 쪼글쪼글 홀로 외롭게 메말라가고 있다. 지우고 싶은 발자국 위로 흰 눈이 내려 온몸으로 눈발 받아 하얗게 빛나는, 잊지 못 할 그리움의 흔적, 말라가는 까치밥 같은 우리, 눈 속에 묻어두고 이제는 눈처럼 하얘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