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노을]
강이 흐르는 언덕에 서서
하늘을 보았다.
가벼운 날개 짓,
외롭게 홀로 날아가는 철새 한 마리,
양 날개로 균형을 잡으며
창공을 반으로 가르며 날아가고 있었다.
기우뚱, 기우뚱,
더듬더듬.
걷는 발걸음 마다 허방을 짚으며,
갈 길을 놓쳐버린 이 막막한 세상.
푸른 하늘을 죽죽 가르며
멀리 멀리 철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다.
길게 금을 그으며,
하늘을 가르던,
철새는 이미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높고 파란 하늘,
내 마음의 푸른 배경에,
가슴가득 넘치는 가을 하늘.
철새가 지나간 마음자락에 자잘한 실금이 가고,
내 마음 속 긴 골 따라 물길이 트였다.
애잔한 마음의 슬픈 강물에
빈 가슴 채우 듯,
금빛 노을이 가만히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