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김 서린 거울 앞에 앉아서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누구도 위로 할 수 없는 아픈 몸뚱어리.
아파하는 내 마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서로 대신할 수 없는 위로를 보낸다.
등뼈 곧게 세워 견뎌온 세월.
백년을 지탱하지 못하고,
허리 굽은 마음이
반쪽이 반쪽인 줄 모르고 서로의 통증 깊이를 잰다.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평생 동안 조금씩 쌓인 잘못이 느린 걸음으로 찾아와
서쪽하늘 황홀한 노을 같은,
살아있음을 온 몸으로 확인하는
그 통증,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내 스스로 나에게 죄인이 되어
내가 나임을 견디면서 나를 단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