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웃는다.]
꽃이 피고,
씨를 맺고 떨어져서 그 씨앗,
가슴에 묻었다.
어느 날 훌쩍 자라 꽃을 피웠다.
내 속에 피어 있던 꽃.
밖에 그 꽃이 있어 꽃을 본다.
꽃이 내가 되고 내가 꽃이 되는 동안
시간은 침묵 속으로 흐르고
꽃은 꽃 피우는 게 전부인 듯
환하게 웃는 꽃을 보고
내가 꽃인지
꽃이 나인지,
눈 감아도 여전히 환하게 웃기만 하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
꽃들이 모여 사는 세상.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동안에
수천 년 전, 먼 시간 속에 나도
꽃으로 피어 있었던가.
낯선 얼굴을 보듯 꽃을 보다가
꽃 속으로 들어가서 꽃이 된다.
비로써 꽃이 꽃으로 완성 되었다.
온전한 사랑,
꽃이 환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