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길 따라

꽃이 웃는다

돌담1 2022. 11. 2. 08:56

[꽃이 웃는다.]

꽃이 피고,

씨를 맺고 떨어져서 그 씨앗,

가슴에 묻었다.

어느 날 훌쩍 자라 꽃을 피웠다.

내 속에 피어 있던 꽃.

밖에 그 꽃이 있어 꽃을 본다.

꽃이 내가 되고 내가 꽃이 되는 동안

시간은 침묵 속으로 흐르고

 

꽃은 꽃 피우는 게 전부인 듯

환하게 웃는 꽃을 보고

내가 꽃인지

꽃이 나인지,

눈 감아도 여전히 환하게 웃기만 하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

꽃들이 모여 사는 세상.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동안에

수천 년 전, 먼 시간 속에 나도

꽃으로 피어 있었던가.

낯선 얼굴을 보듯 꽃을 보다가

꽃 속으로 들어가서 꽃이 된다.

 

비로써 꽃이 꽃으로 완성 되었다.

온전한 사랑,

꽃이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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