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나무는 손만 흔들 뿐이다.
돌아서서 가는 뒷모습을 보며
가만가만히 손 흔들 뿐이다.
서운함이 가득 찬 하늘을 쳐다보며
아쉬움으로 울음 울 뿐이다.
끊임없이 흔드는 슬픔의 잔가지 그늘 사이로
흩어져서 멀어져가는 이별의 아픔.
서로의 빈 가슴을 껴안지 못하고
가만 가만 손을 흔들 뿐이다.
아주 섭섭하게 떠나갈 것 다 떠나간
가을 끝자락.
간절한 눈빛.
목마름으로 선 자리에 발이 묶여 나는 지금,
잎 진 가을나무처럼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