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길 따라

까치밥

돌담1 2024. 3. 5. 16:37

  [까치밥]

 떨어 질 듯 말 듯 쳐다보기만 하던

 가지 끝에 매달린 홍시 한 개,

 겨울 햇빛에 반짝반짝.

 새하얀 눈 속에 홀로 외롭다.

 

 몰래 쳐다보던 은밀한 눈길,

 파란하늘 가득 볼 빨갛게 기다리던,

 오래 품고 살아온 다섯 살의 그 시간.

 끝내 떨어질 줄 모르고,

 안부를 물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았다.

 

 그렁그렁 눈물방울처럼 매달린 세월.

까치밥이 되지 못한 홍시 한 개,

누군가를 기다리며

쪼글쪼글 홀로 외롭게 메말라가고 있다.

 

 지우고 싶은 발자국 위로 흰 눈이 내려

 온몸으로 눈발 받아 하얗게 빛나는,

 잊지 못 할 그리움의 흔적,

 말라가는 까치밥 같은 우리,

 눈 속에 묻어두고

 이제는 눈처럼 하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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