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풀 섶에 숨어 우는 풀벌레 소리
애절함이 마음에 와 닿아
나무 밑에 웅크리고 앉아
귀 기울인 시간
저녁이 어둠을 주섬주섬 모아 들였다.
사위가 고요해지고
맑은 하늘이 어두워지자
푸른 별빛이 우르르 쏟아져 내려왔다.
사랑은 제 스스로 세상에 그득하다하나
만날 수가 없고
멀리 떨어져서 그려보는 달빛 같은 그리움.
둥실 두둥실 보름달이 떠올랐다.
무리지어 개망초꽃 환하게 핀 머리 위
그리움의 푸른 달빛,
서리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