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길 따라

그림자 없는 길

돌담1 2025. 12. 2. 18:50

[그림자 없는 길]

흐르던 물이 갈 곳을 몰라 모여든다.

떡갈나무, 졸참나무 잎이 뒤섞여 흘러드는 곳,

이승인지 저승인지 모를 어스름한 세계.

안개 낀 새벽길,

 

미루나무의 수런거림도,

청호반새의 울음도

아득히 잠겨 있다.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미래,

그림자 없는 안개 속을 헤맨다.

 

한 생애를 더듬듯,

자욱한 안개의 이면을 더듬는다.

점처럼 작아진 서로의 존재,

그는 나를 지우고

자기의 세상을 안개 속에 거둬들였다.

 

경계는 사라지고

우리는 서로의 지분을 안고

안개 속에서 살아간다.

안개가 걷히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떠나온 길, 떠나갈 길,

모두가 안개 속에 잠겨있다.

태양이 하루를 마감하면

상서로운 여명이 다시 올까.

이슬이 초록으로 빛나는 아침,

화려한 빛의 감동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안개는 어둠을 쏟아내며

고달픈 삶을 삼켰다.

안개가 흩어지면,

다시 살아갈 만한 길이 열릴까.

 

덤덤한 일상의 시간이

갈 곳을 몰라 헤매다

끝내 안개 속에 주저앉았다.

 

멀리서 무적(霧笛)소리,

희미하게 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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